2020. 9. 3. 17:50ㆍ자동차/기술정보
1886년 독일 엔지니어인 칼 프리드리히 벤츠(Karl Friedrich Benz)가 독일 만하임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자동차를 제작한 이래, 현재까지 132년 동안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동안 전 세계에 보급된 자동차의 수량은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총 13억대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현재의 전 세계 인구인 74억 명(World Population Clock, 2018)을 기준으로 비교한다면, 현대 인류는 5.7명 당 1대의 비율로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로 현대 인류의 문명화된 삶 속에서 자동차는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면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단순히 개인들의 유용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일 뿐 아니라, 한 개인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 문화적 취향과 품위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청우계이자, 종합적, 문화적인 핵심 소비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는 현대의 제조업을 대표하는 핵심 분야로서, 자동차의 생산, 유통, 소비, 수출입 등은 한 국가의 산업 역량과 과학 기술력, 경제력, 국력 등을 평가하는 주요 척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자동차의 생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기초적인 단계가 자동차 설계로서, 자동차 설계는 생산된 차량의 성능과 수명,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 등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공정이기 때문에, 전 세계의 자동차 생산 기업들은 합리적, 효율적인 자동차 설계를 위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자동차 설계 과정에서 그 간에 가장 빈번하게 변화하고 가장 크게 발전·진화한 부문은 조형과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자동차의 조형은 지난 130여 년 간 마차형, 박스형, 유선형, 배형, 쐐기형 등 다양한 유형과 각종 변화 단계를 거쳐 현재의 혼합형 단계에 이르렀다. 자동차 조형은 최신 과학 기술을 반영하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사람들의 미적 감각과 취향, 자동차에 대한 기능적, 디자인적 수요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하면서 다채롭게 변화·발전해 왔다. 사람들의 미적 감각과 디자인적 수요는 기술적 문제(기술적으로 특정 조형을 구현할 수 있느냐 여부의 문제)에 못지않게 자동차의 조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면, 최초의 자동차 및 초기 자동차들은 대부분 마차 모양으로 설계되었는데, 이는 자동차가 발명된 당시에 가장 일반적, 보편적인 운송 수단이 마차였기 때문에, 기존의 대표적인 운송 수단인 마차의 조형을 새로운 운송 수단인 자동차에 적용·원용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당대의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운송’, ‘이동’과 관련해서는 마차를 연상하였을 것이며, 이러한 보편적인 연상 작용을 활용해서 자동차를 마차형으로 제작하는 것이 자동차의 보급, 판매 등에 훨씬 유리하고도 안전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새로운 사물을 받아들일 때, 이미 사용하고 경험한 사물들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속성을 확인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과 익숙함, 친숙함을 느끼게 되고, 그를 통해 새로운 사물에 대한 불안함과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면서 점진적으로 그 사물을 받아들이게 된다. 자동차가 기존에는 없었던 ‘전혀 새로운’ 사물, 새로운 운송 수단으로 등장하고 소개된 19세기 말에는 사람들의 생소함과 불안감을 상쇄하기 위해 당시에 가장 친숙하고 일반적인 운송 수단인 마차의 외형을 접목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후 자동차가 서서히 기존 운동 수단들을 대체하면서 빠르고 안전하고 강력한 대표적인 운송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됨에 따라, 자동차의 조형과 스타일도 점점 더 다양해지게 되었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일일이 파악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종류의 자동차 조형과 디자인이 구현되고 시도되고 있다. 지난 130여 년 동안 다수의 자동차 생산 기업들이 탄생·성장하였고, 자동차 생산기술 및 관련 분야의 과학 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자동차 산업의 세계적 성장, 전 세계 자동차 시장 규모의 지속적 확대 등과 함께, 자동차 생산기술도 계속 향상·발전되어 제품의 평균적인 품질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기술의 우수성만을 가지고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 마케팅, 고객 중심 마케팅 등 다양한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면서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치열해지는 자동차 시장의 경쟁으로 인해, 이제는 기본적인 기술 경쟁뿐 아니라, 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경쟁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동차 생산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향상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 애호도 등을 충분히 확보한 우수 브랜드는 상품의 시장 가치와 점유율을 용이하게 높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매출과 수익을 안정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자동차 기업들도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뚜렷하게 각인시키고 그를 통해 시장 점유율과 매출을 높이는 데 더욱 많은 관심과 노력,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현대에는 자동차의 일반적인 성능과 안정성이 갈수록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이나 안정성만으로는 고객들의 제품에 대한 관심과 구매 의도를 제고하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내게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와 브랜드 디자인 등이 타사 브랜드와의 경쟁 및 시장 점유율에서 상위를 차지하면서 보다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의 자동차 산업은 브랜드 이미지 및 브랜드 디자인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자동차의 조형과 차체 디자인이 과거보다 훨씬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현대 사회는 마케팅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객들의 높은 인지도, 선호도를 확보하고, 나아가 강한 신뢰도, 애호도, 충성도 등을 획득한 우수 브랜드는 안정적인 고객층 확보, 우수한 고객 관계 품질(Customer Relationship Quality) 정립, 시장 점유율 제고 등을 통해 매출과 수익을 항상적으로 유지·증진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처럼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핵심 동력인 브랜드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마케팅과 비즈니스의 모든 세부 분야에서 종합적, 전반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특히 브랜드의 시각적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 브랜드 디자인에 대해서는 더욱 많은 관심과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이처럼 최근에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 디자인 및 개별 모델 디자인의 중요성과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자동차의 조형 스타일과 디자인의 변화 및 전반적인 추세를 중점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세부적으로는 자동차 조형 및 디자인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통시대적으로 고찰·정리해 보고, 최근 10~20여 년 간의 자동차 디자인의 세계적인 흐름과 추세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아울러 세계 각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 브랜드의 디자인 설계 전략 및 핵심적인 특징 등에 대해서도 고찰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자동차 디자인의 역사적 발전·변천 과정에 대한 종합적, 전반적 고찰을 통해 미래의 자동차 산업의 디자인 트렌드를 예측해 보겠다. 아울러 이 같은 고찰·분석 내용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 연구자의 자동차 디자인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자동차 디자인 실무에 도움이 되는 기초 자료를 마련하고자 한다.